영아리는 신령스런 산이란 뜻이다.
물영아리 오름의 분화구에는 물이 고인 습지가 있다.
운 좋게 물이 찰랑찰랑 차오른 분화구를 볼 수 있었다.
오전 10시쯤 도착했을 때 주차장은 많이 비어 있었고, 사람들도 거의 보이지 않았다.

처음엔 초원이 있는 평지를 걸어간다.
햇볕이 쨍한 정말 맑은 날씨였는데, 실상은 예상치 못한 칼바람이 불었다.
제주의 날씨는 정말 알 수가 없다.
바람막이는 항상 필수로 챙겨다녀야 좋을 듯 하다.

드넓은 초원에 소들이 자유롭게 풀을 뜯고있다. 정말 이국적인 풍경이다.


소 들에게 더 가까이 가보니, 똘망똘망하게 큰 눈을 꿈뻑꿈뻑 거리며 밥 먹기 바쁘다.

그리고 사실 소똥 냄새도 많이 났던것 같다.

숲으로 들어가니 키 큰 나무들이 우거져 있다. 분화구 까지 가려면 제법 가파른 계단을 한참 올라가야 한다.
중간중간 쉴 수 있는 밴치도 있어서 숨을 고르며 오를 수 있다.
고사리 철이라 제주 사람들은 이맘 때 다들 산에 고사리를 캐러 가길래 나도 한 번 찾아봤지만...
책에서 배운 초록 고사리와 식탁위에 올라오는 갈색 고사리도 한 가닥 봤는데
도대체 뭘 캐는건지 알 수 없는 도시촌년이었다.

긴 계단을 오르고 내리막을 조금 내려가면 분화구가 짠 하고 나타난다.
칼바람에 물결이 일어 아름다웠다. (현실은 추웠고)


푸른 하늘과 연두색 나뭇잎이 봄봄 그 자체 (현실은 추웠지만)
전망대 쪽으로 빙 둘러 내려갈 수도 있는데, 우리는 왔던 길로 바로 되돌아내려갔다. (너무 추워서)

오름에서 차를 타고 조금만 내려오면 예쁜 카페가 하나 있다. 나만 알고싶은 카페.

이 곳에는 골든이가 산다.

카페에 들어가기도 전에 골든이에게 빠져서 한참을 귀여워했다.

덩치는 큰데 얼굴은 아기같은 골든이

나는 커피를 안마셔서 차를 시켰지만,
한 모금 얻어먹어 본 바로는 커피가 아주 맛있었다.
그리고 크로플 저 때 처음 먹어봐서 몰랐는데,
서울에서 먹어본 두꺼운 크로플보다 더 맛있었던거 같다.

천장이 있어 해가 실내로 들어오는 아늑한 공간도 있고,
카페 내부에 사장님의 취미생활인 듯한 장식품이 정말 많다.
손으로 만든 인형들과 쌓여있는 책이었던가.
아 사진 어디갔니..

아무튼 물영아리 오름과 수망일기 카페 코스가 아주 딱 어울렸던,
목가적인 하루를 보내서 매우 흡족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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